분류 전체보기13 『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 출간 안녕하세요. 그동안 블로그 에 올렸던 글을 묶고 수정하고 또 새롭게 써서 『대체로 무해한 이슬람 이야기』라는 제목으 책을 출판했습니다. 이슬람의 기원에서부터 이슬람권 문명의 다양한 모습까지 제목대로 '천의 얼굴을 한 이슬람'의 모습을 그려내고자 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제1부 시작 1. 수정주의 역사학, 전통에 도전하다 2. 쿠란, 수수께끼가 가득한 책 3. 쿠란의 역사에 관한 도발적 해석 4. 역사 속 무함마드를 찾아서 5. ‘믿는 자’에서 무슬림으로 제2부 정복 1. 사막의 아랍인, 중동을 정복하다 2. 패자가 쓴 역사: 피정복자의 눈으로 본 아랍인의 정복 3. 중동은 어떻게 아랍인과 이슬람의 땅이 되었을까? 제3부 제국 1. 칼리프 제국의 전성기와 분열 2. 중세 이슬람권의 번역 운동과 .. 2023. 11. 2. 알자지라가 본 『오징어 게임』과 한국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인기다. 어딜가도 『오징어 게임』 이야기고, 일요일 오후에 느지막히 일어나서 라면 사러 갈 때나 입을 법한 추리닝을 갑자기 여기저기서 팔기 시작하고, 인사동에나 가야 볼 수 있었던 쪽짜(나는 그렇게 불렀었다) 또는 뽑기가 다시 거리에 나타났다. 오랜만에 한번 먹어봤는데 가격이 무려 1,500원이 되어 있어서 새삼 물가 상승률을 체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징어 게임』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아랍권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유명한 아랍권 매체인 알자지라에서도 『오징어 게임』을 다룰 정도다. 우연히 인스타그램 알자지라 페이지에서 『오징어 게임』을 통해 바라본 한국 사회를 분석한 짧은 글이 있기에 아랍권 언론이 『오징어 게임』과 한국 사회.. 2021. 10. 17. 탈레반 이전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 한 장의 사진, 복잡한 현실 우리의 광복절이 누군가에게는 암흑으로 돌아가는 날이 되었다. 2021년 8월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고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항복하면서 20년 간 쏟아 치른 막대한 희생이 죄다 도로아미타불이 되었다. 고작 이런 결과를 위해 지난 20년간 그토록 많은 희생을 치루었는가 1990년대 탈레반의 집권은 아프가니스탄에 수많은 상처를 남겼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여성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억압이었다. 지금 탈레반은 과거처럼 여성을 혹독하게 대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나를 포함해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아마 매우 드물 것이다.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이후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두 장의 사진이 있다. 하나는 탈레반 이전 자유로운 옷차림을 한 카불의 여성들이다. 1972년, 탈레반 이전.. 2021. 8. 17. 사우디 와하브파와 지옥에 간 예언자 무함마드의 어머니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글을 봤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슬람에 관한 글 대부분은 과장되었거나 때로는 사실이 아니기도 하다. 이 글에서 말하는 대로 무슬림 대부분은 무함마드의 어머니가 지옥에 있다고 믿을까?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무함마드의 어머니가 지옥에 있기 때문에 그녀의 무덤을 파괴한 것일까? 한번 검증해보자. 1. 무함마드의 어머니는 지옥에 갔을까? 한가지 분명히 하고 가자. 코란(쿠란)은 무함마드의 말을 담은 전승록이 아니다. 무함마드가 남긴 말을 기록한 전승록인 하디스(hadith)는 코란과 전혀 다른 별개의 문헌이다. 이 글은 이 부분에서는 확실히 틀렸다. 코란은 무함마드의 어머니 아미나(Amina)나 아버지 압둘라(Abdullah)의 이름도, 그들이 죽은 이후 맞이한 운명에 대해서도 단 한 마디.. 2021. 6. 27. 이슬람은 페트라에서 시작되었을까? 2011년 캐나다 작가 댄 깁슨(Dan Gibson)은 『코란의 지리학(Qur'ānic Geography)』이라는 책을 출판하며 이슬람의 기원에 관한 아주 도발적인 설명을 제시한다. 바로 예언자 무함마드가 태어나고 활동한 곳, 이슬람이 시작된 곳이 우리가 아는 대로 메카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깁슨이 제시한 이슬람의 발상지는 어디일까? 바로 요르단의 페트라다. 깁슨이 제시한 주장의 기본 골자는 간단하다: 1). 코란과 무함마드의 생애에 관한 전승에서 나타나는 지형과 지리적 묘사가 일치하는 곳은 현재의 메카가 아닌 바로 페트라다. 2). 이슬람력 1-2세기, 즉 600년대와 700년대 건설된 모스크의 예배 방향(키블라)는 메카가 아닌 페트라를 향해 있다. 마이클 렉커(Michael Lecker)는 깁.. 2021. 3. 21. 슈우비야, 현재로 소환된 과거의 망령(2): 아랍 민족의 적은 누구인가 이전 글에서 이어진다. 20세기, 하나의 망령이 중동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슈우비야라는 망령이. 머나먼 압바스 시대 과거의 이야기인줄 알았던 슈우비야는 20세기 아랍 민족주의와 함께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그 성격은 더 이상 과거와 같지 않았다. 20세기에 슈우비야로 지칭되는 대상은 페르시아만이 아닌, 아랍 민족주의 이념에 반하는 모든 이념과 세력이었다. 1950년대의 '슈우비야'는 공산주의자였다. 1945년 시리아의 아랍 민족주의 정당 바아쓰(Ba'ath)당은 시리아 공산당을 '슈우비야의 축'이라고 불렀으며, 이라크의 아랍 민족주의 세력 또한 공산당이 아랍 통합을 깨뜨리려는 '슈우비윤(Shu'ubiyyun)', 즉 슈우비야의 추종자라고 비난했다(Davis 122; Hannad and Garder, 33.. 2020. 12. 31. 슈우비야, 현재로 소환된 과거의 망령(1): 슈우비야의 시작과 끝 슈우비야(Shu'ubiyyah) 운동은 압바스 시대 초기 페르시아계 무슬림을 중심으로 아랍 무슬림의 우월적 지위에 도전하는 경향 또는 운동이었다. '슈우비야'라는 단어는 코란 49장 13절에 나오는 '민족들(shu'ub)'이라는 단어에서 비롯되었다. 페르시아 주석가들은 '슈웁'을 아랍 부족인 '카바일(qaba'il)과 대응되어 '도시나 마을에 정착한 비아랍인'을 가리킨다고 해석했다(Mottahadeh, 168-171). 코란이 아랍 부족과 비아랍인들을 구분한다고 해석한 페르시아계 무슬림들은 곧 코란이 무슬림 공동체 내에 아랍인 이외의 다른 문화와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집단의 존재를 허용한 것이라고 생각했다(Mottahadeh, 182). "사람들이여, 우리는 너희를 남자와 여자로 창조했고 부족과 민족으로 .. 2020. 12. 21. 코란에서 벗어나 이슬람 극단주의 바라보기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만평을 수업 자료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체첸 무슬림에 살해당한 교사 사무엘 파티(Samuel Paty) 추모 집회출처: FRANCE 24 10월 프랑스에서 전해진 테러 소식은 세계를 다시 한 번 충격에 빠뜨렸다. 표현의 자유에 관한 수업에서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 에 실린 예언자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소개했다는 이유로 무고한 교사가 무슬림의 손에 끔찍한 죽음을 당했고, 이어 니스의 성당에서도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Allah Akbar, الله أكبر)", '신은 위대하시다'고 외치는 무슬림의 손에 또 죄 없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리옹에서도 그리스 정교회 사제를 노린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한편 세계 각지의 무슬림권에서는 교사 테러 사건을 '이슬람 테러리즘.. 2020. 10. 30. 아랍인의 눈으로 본 예루살렘 함락 십자군의 예루살렘 점령 에밀 시뇰(Émile Signol), 1847년 작 출처: https://en.wikipedia.org/wiki/Siege_of_Jerusalem_(1099) 흔히 예루살렘은 메카와 메디나에 이어 이슬람의 3대 성지라고 말한다. 그리고 1099년 십자군의 예루살렘 점령은 7세기 아랍인들이 정복한 이후 처음으로 예루살렘이 '이교도'의 손에 넘어간 사건이었다. 이 뿐만 아니라 무슬림 역사가인 이븐 알아시르(Ibn al-Athir, 1233년 사망)에 따르면 십자군은 무려 7만 명이나 되는 시민을 살해하고 성스러운 알아크사 모스크(Al-Aqsa Mosque)와 바위의 돔을 약탈하고 더럽혔다. 그렇다면 당대 무슬림들에게 십자군의 예루살렘 점령은 메카나 메디나가 비무슬림에 의해 점령된 것에.. 2020. 10. 16. 이븐 바투타의 이야기는 어디까지 사실일까:『여행기』속 표절과 창작 이븐 바투타의 『여행기』 필사본, 카이로, 1836년 출처: en.wikipedia.org/wiki/The_Rihla 1. 이븐 바투타, 축지법과 순간이동능력의 보유자? 이븐 바투타는 북아프리카에서 중국, 중앙아시아, 발칸 반도, 러시아 초원, 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며 직접 경험하고 들은 바를 『여행기』라는 이름의 기록으로 남겼다. 그러나 현존하는 『여행기』가 이븐 바투타가 직접 쓴 기록은 아니다. 이븐 바투타의 고향인 탕헤르를 통치하던 마린 조의 술탄 아부 아난 파리스(Abu Anan Faris, 재위 1348-1358년)는 시인이자 문장가였던 이븐 주자이(Ibn Juzayy)에게 이븐 바투타의 여행담을 기록으로 옮길 것을 명했고, 그의 집필과 편집 과정을 거쳐 오늘날.. 2020. 7. 15.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