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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중동7

알자지라가 본 『오징어 게임』과 한국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인기다. 어딜가도 『오징어 게임』 이야기고, 일요일 오후에 느지막히 일어나서 라면 사러 갈 때나 입을 법한 추리닝을 갑자기 여기저기서 팔기 시작하고, 인사동에나 가야 볼 수 있었던 쪽짜(나는 그렇게 불렀었다) 또는 뽑기가 다시 거리에 나타났다. 오랜만에 한번 먹어봤는데 가격이 무려 1,500원이 되어 있어서 새삼 물가 상승률을 체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징어 게임』은 한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고, 아랍권도 예외가 아니다. 심지어 한국에서도 유명한 아랍권 매체인 알자지라에서도 『오징어 게임』을 다룰 정도다. 우연히 인스타그램 알자지라 페이지에서 『오징어 게임』을 통해 바라본 한국 사회를 분석한 짧은 글이 있기에 아랍권 언론이 『오징어 게임』과 한국 사회.. 2021. 10. 17.
탈레반 이전의 아프가니스탄 여성들: 한 장의 사진, 복잡한 현실 우리의 광복절이 누군가에게는 암흑으로 돌아가는 날이 되었다. 2021년 8월 15일,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고 아프가니스탄 정부가 항복하면서 20년 간 쏟아 치른 막대한 희생이 죄다 도로아미타불이 되었다. 고작 이런 결과를 위해 지난 20년간 그토록 많은 희생을 치루었는가 1990년대 탈레반의 집권은 아프가니스탄에 수많은 상처를 남겼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여성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과 억압이었다. 지금 탈레반은 과거처럼 여성을 혹독하게 대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은 하지만, 나를 포함해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아마 매우 드물 것이다.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한 이후 최근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두 장의 사진이 있다. 하나는 탈레반 이전 자유로운 옷차림을 한 카불의 여성들이다. 1972년, 탈레반 이전.. 2021. 8. 17.
사우디 와하브파와 지옥에 간 예언자 무함마드의 어머니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글을 봤다.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이슬람에 관한 글 대부분은 과장되었거나 때로는 사실이 아니기도 하다. 이 글에서 말하는 대로 무슬림 대부분은 무함마드의 어머니가 지옥에 있다고 믿을까?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무함마드의 어머니가 지옥에 있기 때문에 그녀의 무덤을 파괴한 것일까? 한번 검증해보자. 1. 무함마드의 어머니는 지옥에 갔을까? 한가지 분명히 하고 가자. 코란(쿠란)은 무함마드의 말을 담은 전승록이 아니다. 무함마드가 남긴 말을 기록한 전승록인 하디스(hadith)는 코란과 전혀 다른 별개의 문헌이다. 이 글은 이 부분에서는 확실히 틀렸다. 코란은 무함마드의 어머니 아미나(Amina)나 아버지 압둘라(Abdullah)의 이름도, 그들이 죽은 이후 맞이한 운명에 대해서도 단 한 마디.. 2021. 6. 27.
슈우비야, 현재로 소환된 과거의 망령(2): 아랍 민족의 적은 누구인가 이전 글에서 이어진다. 20세기, 하나의 망령이 중동을 배회하기 시작했다. 슈우비야라는 망령이. 머나먼 압바스 시대 과거의 이야기인줄 알았던 슈우비야는 20세기 아랍 민족주의와 함께 다시 돌아왔다. 그러나 그 성격은 더 이상 과거와 같지 않았다. 20세기에 슈우비야로 지칭되는 대상은 페르시아만이 아닌, 아랍 민족주의 이념에 반하는 모든 이념과 세력이었다. 1950년대의 '슈우비야'는 공산주의자였다. 1945년 시리아의 아랍 민족주의 정당 바아쓰(Ba'ath)당은 시리아 공산당을 '슈우비야의 축'이라고 불렀으며, 이라크의 아랍 민족주의 세력 또한 공산당이 아랍 통합을 깨뜨리려는 '슈우비윤(Shu'ubiyyun)', 즉 슈우비야의 추종자라고 비난했다(Davis 122; Hannad and Garder, 33.. 2020. 12. 31.
코란에서 벗어나 이슬람 극단주의 바라보기 무함마드를 모독하는 만평을 수업 자료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체첸 무슬림에 살해당한 교사 사무엘 파티(Samuel Paty) 추모 집회출처: FRANCE 24 10월 프랑스에서 전해진 테러 소식은 세계를 다시 한 번 충격에 빠뜨렸다. 표현의 자유에 관한 수업에서 『샤를리 엡도(Charlie Hebdo)』 에 실린 예언자 무함마드 풍자 만평을 소개했다는 이유로 무고한 교사가 무슬림의 손에 끔찍한 죽음을 당했고, 이어 니스의 성당에서도 아랍어로 "알라후 아크바르(Allah Akbar, الله أكبر)", '신은 위대하시다'고 외치는 무슬림의 손에 또 죄 없는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리옹에서도 그리스 정교회 사제를 노린 총격사건이 발생했다. 한편 세계 각지의 무슬림권에서는 교사 테러 사건을 '이슬람 테러리즘.. 2020. 10. 30.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의 이름은 대체 무엇일까 1. 이란의 한 팔이 꺾이다지난 1월 3일 이라크 바그다드 국제공항을 노린 미군의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부대인 예루살렘 군의 사령관이 사망했다. 이란 국외의 군사, 첩보 및 게릴라 작전을 담당하는 정예부대인 예루살렘 군은 중동 각지의 쉬아파 민병대와 무장조직, 친이란 정치세력을 지원하며 중동 내 이란의 대외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역할을 수행해왔으며, 이번에 사망한 인물은 지난 20년간 예루살렘 군의 사령관으로 복무하며 이란 정권과 최고지도자의 이익을 위해 활동해온 거물급 인사다. 특히 2003년 이라크의 정권 교체와 2011년 시리아 내전 이후 이란이 더욱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대외 행보를 펼칠 수 있는 지역 정세가 조성됨에 따라 예루살렘 군의 활동 범위 역시 대폭 확대되었고 예루살렘 군 사령관의 행.. 2020. 1. 7.
아랍의 억압자 또는 이슬람의 보호자: 오스만 제국에 대한 역사적 기억의 대립 맘루크 기병의 훈련출처: Reuven Amitai and Gila Kahila Bar-Gal. "The Mamluk’s Best Friend: The Mounts of the Military Elite of Egypt and Syria in the Late Middle-Ages." In Animals and Human Society in Asia: Historical, Cultural and Ethical Perspectives (London: Palgrave Macmillan, 2019), 275. 오스만 지배는 아랍인들에게 어떤 영향을 남겼는가? 1516년, 오스만 제국의 술탄인 셀림 1세(Selim I, 1512-1520)는 시리아와 이집트를 정복하기 위해 맘루크 술탄국에 대한 침공을 개시했다. 1.. 2019. 11. 12.